10월 한 달간의 회고와 관찰, 고민 그리고 제안 (by 율 & 또치)
10월 한 달, 헤렌의 CP(Culture & People)팀은 채용에 대한 진짜 과제들을 정면으로 마주했습니다.
일부 포지션을 클로징한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크고 더 깊은 질문과 마주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 회고를 통해, 저희는 단순히 채용 결과를 나열하는 것이 아닌, 어려움을 불러온 진짜 이유를 찾아 ‘우리가 지금 어디쯤 와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되짚고자 합니다.
0. 들어가며
채용이라는 직무에서 가장 보편적인 과제는 당연하게도 “좋은 인재를 빠르게 온보딩 시키는 것” 입니다.
즉, 인재의 적합성과 적시성이 채용의 최우선 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헤렌의 CP팀은 꼼꼼하게 집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자님과의 문화 적합성을 판단하는 컬쳐핏 면접과CEO, 파트 리더, 면접관들이 참여하는 대면 면접이라는 2가지 도구로 헤렌과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는 인재들을 선발하는 것에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10월 한 달간을 돌아보았을 때, 적시성이라는 요소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다양한 포지션의 채용을 진행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속도감을 확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회고는 헤렌의 CP팀이 ‘적시에 좋은 인재를 만나는 구조’를 어떻게 설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실험과 고민을 담고, 앞으로의 개선 포인트를 도출하는 기록입니다.
1. 공비서 PO
10월 한 달간 PO의 채용은 한 마디로 가장 난이도 높은 채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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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지원자 중에서 헤렌이 필요로 하는 후보자님을 만나기가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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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전형을 통해 면접 단계까지 도달하는 지원자들도 헤렌과의 핏이 맞지 않아 진행이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지원자가 없이 기한만 늘어지는 채용이 되고 있었습니다.
원인은 “일방향적 정보전달” 이었습니다.
조직마다 PO의 역할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PO는 JD 한 장으로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포지션으로 손꼽힙니다.
헤렌의 PO는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설계하며 리딩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를 경험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만이 진정으로 공감하고 흥미를 느끼는 포지션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헤렌의 PO가 가지는 복합적인 역할 구조, 문제를 정의하는 방식과 더불어, 왜 지금 헤렌이 PO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고 세세하게 설명해 드리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JD 중심의 구조로는 설명과 설득이 어려웠습니다.
결과적으로 지원자들에게 전형 절차가 시작되기 전 직무에 대해서 다시 설명해 드려야 하는 과정들이 빈번히 발생하는 등 채용에 병목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방향적 소통”의 창구를 열었습니다.
PO 채용이 일방향적 설명보다 양방향적 소통과 탐색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JD기반의 채용이 아닌 CEO가 직접 참여하는 커피챗 방식으로 접근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헤렌이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지, 후보자가 어떤 문제에 흥미와 자신감을 갖는지에 대해 자유롭게 교환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으로는 만나기 어려웠을 시니어 PO를 만날 수 있었고, 긍정적인 결과까지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향후 PO 포지션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절차가 아닌, 양방향적 소통이 가능한 구조로 시작하는 방식이 적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 운영 매니저
운영 매니저 포지션은 기대했던 만큼 실망이 큰 포지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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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가 많았고 1차 면접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빠른 클로징이 기대되었던 포지션이었습니다. 하지만, 1차 면접 이후 2차 면접에서 기대치의 불일치가 발생했고, 최종 합격까지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대했던 바와 다르게 리드타임이 길어졌습니다.
지원자가 많았음에도 채용 성공까지 빠르게 달성하지 못한 원인은 헤렌 내부적으로 “직무에 대한 서로 다른 정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헤렌에서 채용하고자 하는 운영 매니저의 역할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자면, 운영 매니저 포지션에 대하여, CP팀은 “고객 온보딩, 운영 매뉴얼화, 교육 콘텐츠 제공”등의 역할을 수행해 주시는 포지션으로, 실무 부서는 “지표 기반의 서비스 개선, 운영 효율화 전략 설계”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즉, 전형이 시작된 이후에도 포지션에 기대하는 역할이 다른 상태에서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해 면접 직전까지 “이 후보자 님이 기대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분일까?”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무 이해도를 일치시키기 위한 상시 소통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포지션 오픈 전, 해당 포지션을 왜 채용해야 하고, 어떤 기대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는 채용 요청서를 만들었습니다. 또, 채용 요청서 상에서 우려되는 문제점, 제 3자 입장에서 명확히 그려지지 않는 점들이 발견될 경우 상시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도 구축했습니다.
둘째, 컬쳐핏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지만 대면 면접에서 ‘기대치’ 영역을 만족 시키지 못하는 경우에 그 즉시 해당 면접관들과 CP팀 간 소통을 통해서 CP팀과 실무 부서 간 직무 적합성을 바라보는 차이를 줄이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대면 면접관들에게 면접 직후 컬쳐핏 면접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는 절차를 도입했고, 실제로 컬쳐핏 면접지가 면접 대상자를 판별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로, 채용이 일정 기간 (예: 8주) 이상 지연되면 자동으로 리프레시 미팅이 트리거되는 메커니즘도 설정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8주’라는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 이상이 감지되면 언제든 조기 조율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전사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운영 매니저 채용을 진행하며 느꼈던 점은, 채용이 단지 전형의 문제가 아닌, 내부 얼라인먼트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내부 얼라인먼트를 강화하면, 단기적으로는 내부 소통에 리소스가 소요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더 빠르고 정확한 채용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백엔드 개발자
백엔드 개발자 포지션은 그 어떤 포지션보다 리소스가 가장 많이 투입된 채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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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가 상당히 많은 포지션이었고 그만큼 매력적인 이력서를 많이 만나볼 수 있었지만, 인터뷰 단계에서 확인하는 기술 스택이나 과제 해결 면에서 헤렌이 찾는 개발자분을 만나 뵙기 힘들었습니다. 그 결과 실무자의 서류 검토 및 면접에 대한 리소스가 과도하게 많이 투입되었습니다. 다수의 면접이 진행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직까지 클로징하지 못한 포지션이기도 합니다.
문제의 주된 원인은 “합격 기준에 대한 상호 간의 얼라인먼트 부재” 였습니다.
다수의 플랫폼에서 대량으로 유입되는 지원서를 검토하는데 실무자들의 피로도가 누적되기도 하였고, 무엇보다 CP 팀과 개발 파트 간 각 전형별 합격 기준을 일치시키는 실시간 정렬이 부족했습니다. 특히, 요구되는 기술 역량이나 기대 연차가 시시각각 변했음에도, 각 전형별 기준은 유연하게 조정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소통의 활성화와 업무의 효율화”를 단행했습니다.
가장 먼저 채용 채널을 정비하고, 핵심 타겟인 개발자가 많이 상주하는 소수의 플랫폼만 선별하여 활용했습니다. 지원자 수가 줄더라도, 실질적인 전형 효율을 높이자는 전략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가장 중요한 전형별 기준을 일원화하기 위해 개발 파트와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대면 인터뷰를 통해 기술적, 컬쳐핏적 최소 합격 기준 등을 면밀하게 논의했고, 확실한 기준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약 1시간가량 진행하던 컬쳐핏 인터뷰를 약 15분가량의 유선인터뷰로 대체하고, 세부적인 컬쳐핏을 최종 인터뷰에서 판단하는 절차로 변경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컬쳐핏에 대해서는 기존과 동일한 수준으로 검증을 하되, 리소스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비록 백엔드 개발자 포지션은 클로징까지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지원자가 많은 것 보다, 내부 기준을 명확히 하고, 면접 부서와 CP간 협업의 흐름을 개선하는 것이 성공적인 채용으로 가는 방향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4. 10월 전체 채용 프로세스를 관통하는 병목 – ‘내부 얼라인의 부재’
10월 한 달간 CP팀의 채용은 다음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외부적으로는 끊임없이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내부에서 ‘무엇이 좋은 인재인가’에 대한 내부적인 컨센서스를 도출하는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각 포지션에서 공통적으로 아래의 현상이 반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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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팀과 실무 부서가 바라보는 포지션의 기대 역할이 제각각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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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기준에 대해 서로 간의 이해도가 달랐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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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 풀이 있음에도 최종 선택의 속도는 느려졌습니다
즉, 문제의 중심은 ‘후보자의 부족’이 아니라 ‘기준의 흐림’에 가까웠습니다.
좋은 후보자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좋음의 정의가 고정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5. CP팀의 제안
10월의 회고를 바탕으로 CP팀은 다음과 같은 액션을 취할 것입니다.
A. 채용 초기 얼라인 프레임워크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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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리더, CP팀, CEO(또는 C레벨)이 포함된 얼라인 킥오프 미팅을 구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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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지션이 해결해야 할 실제 조직 과제” → “그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행동 특성” → “그 특성을 가진 사람의 커리어 히스토리”를 구체화
B. 리드타임 기반 대면 리프레시 미팅 자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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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이 8주를 넘길 경우, 자동적으로 ‘1회 대면 미팅’을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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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미팅에서 포지션별 서류를 통과한 인원들에 대한 재검토 및 얼라인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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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수정, 커피챗 대상 확대, 외부 홍보 전략 조정 등 구체적 액션 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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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가 되기 전이라도, 채용 채널을 통한 상시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C. 반복되는 병목 유형 정리 및 전형 리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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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운영/개발 등 병목이 자주 발생하는 포지션은 전형별 리디자인 로드맵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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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PO는 커피챗이 실질 전형 1단계로 흡수되도록 구조화
마치며
채용은 결국, 조직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CP팀은 10월에 실패도, 실험도, 성과도 경험했습니다.
우리는 10월의 회고를 시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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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과 실무의 기준 차이’를 좁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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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와 실제 핏 간의 격차’를 메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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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과 실천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구조적 실험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입니다.
성장하는 헤렌이 ‘좋은 채용’ 위에 만들어진다는 신념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한 달간의 회고를 마칩니다.







